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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산책 55] 잠에 빠져 버리다

박무용 2021-10-19 조회수 228

 시가있고 그림있는 숲속의 속삭임-11
《여주 소달산》

“山靜似太古  산정사태고
 日長如小年  일장여소년
 餘花猶可醉  여화유가취  
 好鳥不妨眠  호조불방면
 世昧門常掩  세매문상엄
 時光簟已便  시광점이편
 夢中頻得句  몽중빈득구
 拈筆又忘筌  염필우망전”
 
「산은 고요하니
 마치 태고시대 같고

 해는 길어서
 한 해와 같네.

 피고 남은 꽃들은
 아직 취할 만하고

 아름다운 새소리도
 잠을 쫓지 않네.

 세상일에 어두어
 늘 문 닫아 두니

 시절은 이미
 돗자리가 편할 때이네.

 꿈속에서 간혹
 좋은 시구를 얻어도

 붓을 잡으면
 다시 잊어버리네..」

 중국 북송 때 미주(眉州) 단릉(丹陵)사람으로
 자는 자서(子西)로 불린

“唐庚-당경(1071-1121)''이 읊은

[醉眠(취면)--잠에 빠져 버리다..]으로 당경이 지은
 시 가운데 후세까지 그의 이름을 남길 만한 
 한시이죠.

''자서-당경''은 북송 철종(1085-1100)소성 연간
 진사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들어서면서
 휘종(송 8대,1100-1125)때 몇몇 관직을 역임하고
 종자박사(宗子博士)를 지내다가
 촉(蜀)으로 돌아 오는 중에 병으로 삶을 마감하지요.

 중국의 명.청대는 물론이고,
 17C 후반부터 조선의 문인 사대부에서는
 시의도(※詩意圖--주로 중국 唐.宋시대의 한시를
 대상으로 시에 담겨있는 뜻이나 이미지를 그림으로
 그린 것을 말함)가 유행한 시기에
 
 문인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이른바
''山靜日長圖(산정일장도)''라는 제목이 붙은 일련의
 그림들..
 그 그림의 제목 '山靜日長(산정일장-산은 고요하고
 해는 길어.)'이란 바로 위의 당경이 지은 '취면'이라는
 한시의 1.2 구절에 나오는머리글자를 따서
 합성한 말이죠.
 
 자연은 계절을 한층 무르익게 끌어 올려
 대자연 순환 그 자체 모든 것이 그냥 그대로!..라고
 노래를 시로 읊어 그림으로 채색해가니 
 이를
 시중유화(詩中有畵), 화중유시(畵中有詩)이니
 詩意圖(시의도)라고 할까?..
 
 시가 있고 그림있는
 작은 문화생활이라도 찾아보시죠! 



◇ 숲속의 속삭임-11《여주 소달산》
  ..연필스케치로

 방배골 巢一齋에서
 놀공자 潭然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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