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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산책 61] 깊은 밤 잠 못 이루고...

박무용 2021-11-18 조회수 263

 晩秋響音(만추향음)늦가을에 들려주는 소리는?..

“夜中不能寐 야중불능매
 起坐彈鳴琴 기좌탄명금
 薄帷鑒明月 박유감명월
 淸風吹我襟 청풍취아금
 孤鴻號外野 고홍호외야
 翔鳥鳴北林 상조명북림
 徘徊將何見 배회장하견
 憂思獨傷心 우사독상심”

「깊은 밤 잠 못이루어
 
 일어나 앉아  거문고
 (※TV시청)를 타려니.

 엷은 휘장(※거실 커텐)으로
 밝은 달빛 비치고

 밝은 바람
 옷깃에 스며드는데.

 외로운 큰기러기
 들판에서 애처롭게 울고

 둥지를 찾아드는 새
 북쪽 숲에서 우짖는다.

 배회한들 무슨 소용 있으랴!

 근심스러운 심사에
 홀로 마음만 상할 뿐이네..」
 
 중국 삼국시대 위(魏)나라 때 문인으로
‘혜강’과 함께
※‘竹林七賢(죽림칠현)’의 중심인물이었던

“阮籍(완적,210-263)”이 지은

[詠懷詩(영회시)--깊은 밤 잠 못 이루고..]라는 한시로

‘완적’이 오랜 시간을 두고 총 82 首에 달하는
‘五言古詩’의 連作詩를 남겼는데,
 이 시는 그 첫 번째 작품이죠.

“완적”은 字가 ‘사종’으로
 중국 후한의 명문호족 가문이지만,
 그 당시 魏.晉(위.진)정권교체기에
 권모술수가 날뛰는 정치와 사회.형식에 빠진
 유교의 禮學(예학)을 비판하면서

 문학을 사랑하고 술과 바둑.거문고를 즐기면서
 세상을 등지고 竹林(죽림)에 모여
 名利를 떠난 淸雅(청아)한 이야기(淸談)를 나누었던
(2c말~4c초)
“竹林七賢(죽림칠현)”인물--완적.산도.혜강.향수.
 완함.유령.왕융 등 7인의 명사 중 한 사람이었죠.
 
 그들의 행위는 세상을 등진
 사람들의 태도가 아니라,
 인간의 순수한 심정을 소중히 여겨야 함을
 호소하는 저항적 자세였다고 평가됩니다.

 잠 못이루는 시인-阮籍(완적)의 근심내지 아픔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마지막 윗 시의 구절에서 차라리 체념한 듯한
 고백이 더욱 애절하지요.
 
 시대를 방황하던 젊은시절의 고뇌는
 1800여 년 전이나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같은 처지가 아닐런지요!
 
 잠 못 이루고 거실을 이리저리 거닐고
 TV를 켰다 꺼봤다 하고 불을 켰다 꺼보고 하지만,
 창문 밖에는 아직도
 칠흑같은 어두운 밤인데..

 내 주위에 있는 모든 환경이 자꾸만
 내 등짐을 무겁게 짓누르니
 
 누구는 내려놓으라고.
 누구는 비우라고 하네요!
 다만 확실한 것은
 이 모든 것이 세월속에 묻혀간다는 것뿐.. 


 


◇晩秋響音(만추향음)《숲속의 속삭임14》
 ..연필스케치로

 방배골 巢一齋에서
 놀공자 潭然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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