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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산책 64] 불일암 주지 인운스님께 바치다

박무용 2021-12-17 조회수 244

 송화가루가 날리는데..

“寺在白雲中 사재백운중
 白雲僧不掃 백운승불소
 客來門始開 객래문시개
 萬壑松花老 만학송화로”

「절이 흰 구름속에
 있기에

 스님은 흰 구름을
 쓸지 않네.

 손님오자 비로소
 산문을 여니

 만 골짝 송화(소나무 꽃)가
 늙어 가는구나.」

 조선 명종.선조시기에 唐나라 한시로 이름을 떨쳤던
 ‘三唐詩人(삼당시인)’의 한 사람.조선 중기 詩人.
 字가 ‘익지’, 號가“蓀谷(손곡)”으로 더 잘 알려진

“李逹(이달)(1539-1609)”이 지은

[佛日庵贈因雲釋(불일암증인운석)--불일암 주지 
 인운스님께 바치다]이라는

 唐詩의 높은 경지에 이른 아주 깔끔한 한시입니다.
 
“손곡-李逹(이달)”은 충남 홍주출생으로
 漢學(한학)의 대가로 유명하며 文章.詩.글씨에 능해
 선조 때 한림학관이 되었으나,
 庶子(서자)라는 신분적 한계로 곧 사퇴한 후
 자연에 은유하며 유유자적한 삶을 사셨죠.

 중국 당나라 한시를 잘 짓는 그 당시의 문인인
“三唐詩人[옥봉-백광훈(1537-1582)”,고죽-최경창
(1539-1583),“손곡(蓀谷)-李逹 (1539-1609)]”의
 한 사람으로 칭송되었지요.

 세속적인 욕망으로 부터 자유를 얻고자,
 佛日庵(불일암)에서 참선하는 인운스님의 모습을
 극도로 절제된 언어를 사용하여 담담하게
 형상화하고 있죠.

 因雲스님이 구름속의 절에서 정진하고 있지요.
 구름이 사람이요,사람이 구름이다.
 쓸어도 다시 생길 구름이니 쓸 필요도 없거니와,
 구름속에서 구름을 배우려는 스님이 그 구름을
 쓸어낼리가 없다.

 이렇게 구름과 더불어 살아가는 스님의 눈앞에
 송화가루가 온 산에 흩날린다

 계절이 이렇게 변했는가?
 큰 강물은 흘러가면서도 소리를 내지 않고,
 산이 높아도 구름은 아무리 거리끼지 않는 법이니
 
 인생을 살아감에는 깊은 강과 높은 산 같은
 장애가 얼마나 많은지 모르죠.
 인생도 어차피 無로 돌아가는 것이니
 지금 내가 가진 것이 없다 하여 그것을 두려워하고
 안타까워 할 필요가 있겠는지요?

 단지
 마음하나 조절하면 되는 것이라고 하던데!.. 


 


◇숲속의 속삭임-12, 송화가루가 날리는데..
 《강릉 초당솔숲》
 ..연필스케치로

 방배골 巢一齋에서
 놀공자 潭然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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