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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산책 73] 겨울나무의 속삭임

박무용 2022-02-09 조회수 220

너처럼 살아봐 참 좋아!ㅡ겨울나무의 속삭임

"年年年去無窮去 년년년거무궁거
 日日日來不盡來 일일일래부진래
 年去日來來又去 년거일래래우거
 天時人事此中催 천시인사차중최”

「해마다 해는 가고
 끝없이 가고

 나날이 날은 오고
 쉼 없이 오네.

 해가 가고 날이 오고
 오고 또 가니

 하늘 때 사람 일이
 이 속에 바쁘구나..」

 조선후기 방랑시인 '김삿갓'으로 알려진
 호가 난고, 본명이 '병연' 경기 양주출생인 그는
 방랑으로 일생을 살다가 전라도 동복(화순)에서 
 57세로 객사한 金笠-김립(1807-1863)이 지은
 
[無題(무제)--세월]이라는 無題詩인데요.

 선천부사였던 조부 '김익순'이
 1811년 '홍경래의 난' 때 투항한 죄로 집안이 멸문.
 폐족이 되다가 사면되어 강원도 영월에 옮겨 살면서
 과거에 장원급제 했으나,

 자신의 집안내력을 모르고 할아버지 '김익순'을 
 조롱하는 과거시의 제목을 택한 자책과
 廢族者(폐족자)에 대한 멸시 등으로 삿갓쓰고
 죽장짚고 전국각지 유랑을 나서게 되었지요.

 金笠(김삿갓)의 시는 풍자와 해학을 담고 있어
 뛰어나고, 재치가 있어 사람들에게 유명한데요.
 
 위의 한시는 김삿갓다운 재치가 넘쳐나는 작품이죠.

 시 한 구절에 같은 글자가
 세번(年年年/日日日)과 두번(來來)씩 나오죠
 또한
 年과 日 字가 모두 4번
 去와 來 字도 4번씩
 아주 재미가 솔솔나는 한시인데요.

 해가 가고 달이 가도
 새날은 끊임없이 오는 것.
 내게로 오는 每日(매일)이 쌓여 한 달이 되고
 한 해가 가는 것이죠
 그것도
 시간속을 지나가는 것이
 각 년령에 맞게 속도를 내고
 떠나가는 나그네라고 하지요.

 숨 가쁘게 오가는 시간속에 공연히 부산한 건
 세월이 아닌 바로 주인공 “나”이지 않나요!
 生年月日時(생년월일시)는 其有定(기유정)인데
 浮生(부생)이 自空忙(자공망)이라!
 
 삶과 죽음의 날과 때는
 이미 하늘의 천명(운명)으로
 이미 정해져 있거늘..
 구름과 같이 떠도는 인생은
 제 스스로 방황하고 있지 않은가!
 
 그래도
''나처럼 살지 말고 너처럼 살라..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 봐
 참 좋아..'' 라고
 풀꽃시인 나태주(1945~)의 노래를 읊으면서

 2022년 임인년에도
'놀공자 潭然다움'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겨울나무를 안아 본 적이있나요?..
 ..연필스케치로

 방배골 巢一齋에서
 놀공자 潭然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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